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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던 빨간펜 한글 다시 시작하기 : 6살 아이와 '공부' 대신 '놀이'를 택한 이유

by 전국날씨맑음 2026. 1. 16.

본격적인 한글 학습을 마음먹고, 작년에 잠시 멈췄던 ‘빨간펜 유아한글’을 다시 꺼냈습니다.

아이들은 '공부'나 '배운다'라는 단어만 들어도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곤 하죠. 저희 아이 역시 그런 편이라, 이번에는 학습이 아닌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로 접근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습니다. 다행히 평소 미디어 노출을 제한하는 저희 집 환경 덕분에, 학습기에 포함된 태블릿 활동이 아이에게는 일종의 즐거운 '보상'처럼 다가갔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

사실 작년에 이 교재를 처음 접했을 때는 자음 단계부터 시작했습니다. 물려받은 교재라 모음 부분이 없었기 때문인데, 기초인 모음을 확실히 다지지 않은 채 자음으로 넘어가니 아이가 많이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또 하나의 큰 실수는 제가 아이 곁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혼자서도 잘하는 것 같기에 "모르는 게 있으면 불러"라고 말하고 저는 집안일을 하곤 했죠. 결국 아이는 집중력이 떨어졌고, 어려움에 부딪히자 눈물을 보이며 한글 자체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6세 한글, 우리의 전략

다행히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배운 덕분에 받침 없는 글자는 조금씩 읽을 줄 알게 되었고, 한글에 대한 자신감도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입니다. 조심스럽게 "다시 한글 놀이 해볼까?"라고 물었을 때 흔쾌히 응해주는 아이를 보며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이번 재도전에서 제가 세운 전략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주저 없이 처음부터 다시 하기 이미 작년에 받침 글자 단계까지 진행했었지만, 저는 다시 1권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기초가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는 좋아하는 책을 수십 번씩 반복해서 읽을 만큼 반복 학습에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아는 내용을 다시 훑는 과정이 오히려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이미 사용한 교재 활용법 이미 스티커를 붙이거나 색칠을 한 페이지들은 가볍게 단어를 읽으며 넘어갔습니다. 따라 쓰기 활동은 점선 위에 쓰는 대신, 옆의 빈 공간에 아이 스스로 써보는 방식으로 변형했습니다. 이때 획순이 틀리더라도 절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정확하게 쓰는 것'보다 '끝까지 해냈다는 성취감'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3.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가짐 교재 한 권을 끝냈다고 해서 아이가 자음이나 받침을 완벽히 익히길 기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분명히 배웠는데 왜 모르지?"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지금은 본격적인 학습(슈퍼파닉스)으로 넘어가기 전, 한글과 친해지는 예비 단계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빨간펜 유아한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단계 활동 명칭 주요 내용 및 특징
도입 호기심 쫑긋

태블릿 영상으로 짧은 이야기를 시청하며 배울 단어와 친숙해지기
준비 준비 착착

그림과 단어를 연결하는 스티커 활동으로 흥미 유발
원리 한글 이해 쏙쏙 

글자가 어떤 소리로 합쳐지는지 원리 학습 (예 : 부+읏=붓)
심화 생각 통통

비슷하게 생긴 글자들 사이에서 정확한 단어 찾아내기
놀이 놀이 팡팡

태블릿 AR 기능을 활용해 실제 물건을 찾으며 단어 익히기
다지기 쓰기 또박 또박

점섬을 따라 글자를 써보며 눈과 손으로 익히기
마무리 이야기 나라 / 쿵짝

배운 단어가 포함된 동화를 읽고 노래와 율동으로 복습하기

 

학습의 마지막 단계인 '이야기 나라'에서 아이가 받침 글자가 많은 문장을 만나면 다시 읽기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억지로 읽게 하기보다 "오늘 배운 단어만 찾아볼까?" 혹은 "읽을 수 있는 것만 읽어도 괜찮아"라고 유도하며 욕심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한글 학습은 결국 아이와의 기싸움이 아니라,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이번에는 울음바다 대신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봅니다.